
타구가 투수의 유니폼 단추 사이에 끼어 들어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
23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 시애틀의 경기에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상 처음 보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시애틀의 선발 로건 길버트는 팀이 5-4로 앞서던 1회, 1사 1·3루 상황에서 카를로스 코르테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를 던졌고, 코르테스가 이를 받아쳤다.
길버트는 자신을 향해 날아온 타구에 몸을 맞았고, 3루에 주자가 있는 만큼 빠르게 공을 잡아 송구해야 했다. 길버트는 공을 찾으려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빠르게 돌며 바닥을 살폈는데, 그제야 공이 자신의 유니폼 안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시속 172km의 빠른 타구가 길버트의 유니폼 단추 사이에 끼어버린 것이다. 심판진은 플레이를 중단시켰고, 길버트가 이 공을 단추 사이에서 빼내는 데도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MLB 규정에 따르면 공이 코치나 선수의 유니폼 안에 들어갈 경우 안타로 판정하며, 심판진은 플레이를 중단하고 주자의 위치를 재량으로 결정한다. 심판진은 3루 주자는 그대로 두고 코르테스에게 내야 안타를 선언하여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애슬레틱스 벤치는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길버트는 몸에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않아 경기가 재개되었다. 하지만 후속 타자에게 희생플라이와 안타를 허용해 2점을 실점했고, 결국 4이닝 6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한 뒤 강판당했다. 올 시즌 길버트의 가장 짧은 선발 등판이었다. 팀은 5-4 끝내기 승리를 거두었다.
길버트는 경기를 마친 후 배에 멍이 들었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길버트는 “공을 맞는 순간 눈앞이 흐릿했다. 솔직히 공을 얼굴에 맞는 줄 알았다. 상황은 더 심각할 수도 있었다.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그냥 약간 아팠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길버트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며 “규칙을 몰랐다. 처음에는 공을 잡았으니 아웃카운트를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잡은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마크 코세이 애슬레틱스 감독은 “나는 3루 주자가 득점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심판진은 공이 내야를 벗어나지 않았으니 주자는 진루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것도 운인 것 같다”며 “30년 동안 야구를 보면서 공이 유니폼에 박히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